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혈육(血肉)

kentaek 2026. 1. 30. 22:14

혈육은 피의 육신이다.
피 혈(血), 살육(肉).
몸속을 도는 붉은 강과  그 강을 품은 살의 언덕이
태어날 때부터 한 방향으로 흐르는 인연이다.

아버지와 자식은
손을 잡아 맺은 사이가 아니고,
형제는 약속으로 이어진 관계가 아니다.

숨이 먼저 닿고
심장이 먼저 알아보는
하늘의 순서, 천륜(天倫)이다.

천륜은
칼로 자를 수 없고
말로 끊을 수도 없다.
하늘이 매어 놓은 매듭은 사람의 손아귀로 풀리지 않는다.

억지로 당길수록 매듭은 더 깊이
살 속으로
파고든다.

그러니 여성들이여,
지아비가 비록 못나고
삶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
그 미움으로 혈육의 연을 재단하지 말라.
부부의 인연은 바람처럼
오고 가도, 피로 이어진 연은
뿌리처럼 땅속에서 자란다.

천륜을 갈라치기 하는 일은
한 사람을 벌하는 일이 아니라
천지(天地)의 숨결을 거스르는 일이다.

하늘은 그 즉시 말하지 않고
시간을 빌려 형벌을 돌려보낸다.
조용히, 그러나 반드시.하늘의  계명(戒命)을 어기고서
하늘 앞에 떳떳함을 말하지 말라.

하늘은 입술의 말이 아니라 등 뒤의 그림자를 본다.

혈육은 멀어진 듯 보여도 끊어지지 않고, 외면한 듯
살아도 사라지지 않는다.

피는 길을 잃지 않고 살은 기억을 배반하지 않는다.

끝내 돌아오는 것은
원망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 위에 내려앉는 그무게다.
그것이
하늘이 피로 새겨 놓은질서이기 때문이다.

택이..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