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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렌타인데이

kentaek 2026. 2. 14. 10:38

겨울의 숨결이 아직 창가에 머물고,
바람은 유리창에 서리를 새기며
계절의 끝자락을 천천히 넘긴다.

그 틈 사이로, 사랑은 눈 속에서 피어나는 매화처럼 조용히, 그러나 단단하게 고개를 든다.

발렌타인데이는
달빛을 머금은 작은 별 하나가
가슴 속 호수에 떨어지는 날.
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들이
초콜릿의 달콤한 향기로 녹아
손끝에서 손끝으로 따뜻한 물결처럼 번져간다.

사람의 마음은 때로
겨울 들판에 쌓인 눈과 같아서
차갑고 고요해 보이지만,
그 속에는 봄을 품은 씨앗들이
숨죽여 잠들어 있다.

사랑이라는 햇살이 스치면
그 씨앗들은 어느새 연둣빛 떨림으로 깨어난다.

누군가를 떠올린다는 것은
어둠 속에 등불 하나 켜는 일,
그 이름을 조용히 불러본다는 것은
마른 나뭇가지 끝에 첫 새순을 달아주는 일.

사랑은 폭죽처럼 요란하지 않아도
장작불처럼 오래 타오르고,
강물처럼 말없이 흐르며 서로의 시간을 부드럽게 적신다.
오늘은 마음이라는 작은 배에
달콤한 진심을 실어 누군가의 하루라는 강 위에 띄워 보내는 날.

그 배가 닿는 곳마다
미소가 잔물결처럼 번지고,
기억은 별빛처럼 오래 반짝일 것이다.
차가운 계절의 마지막 언덕에서
사랑은 늘 봄보다 먼저 피어나는
가장 따뜻한 꽃이 된다.

건택...